“블로그를 시작한 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블로그를 언제 시작했는지 기억하시나요?”
첫 문장에서는 ‘지’를 띄고, 두 번째 문장에서는 붙입니다. 어떤 일이 일어난 뒤 흐른 시간을 나타내는지, 확인하거나 궁금해하는 내용을 나타내는지에 따라 쓰임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특히 ‘얼마나 됐는지’처럼 한 문장 안에서 두 가지 쓰임이 함께 나올 때는 각각 나누어 확인해야 합니다.
1.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나타내면 띄어 씁니다
어떤 일이 있었던 때부터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를 나타내는 ‘지’는 의존 명사입니다. 앞에서 꾸며 주는 말과 띄어 씁니다.
- 신청서를 제출한 지 사흘이 지났습니다.
- 새집으로 이사한 지 한 달이 됐습니다.
- 그 책을 읽은 지 오래됐습니다.
- 운동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습니다.
‘제출한 지 사흘’은 제출한 때부터 사흘이 지났다는 뜻입니다.
국립국어원도 시간의 경과를 나타내는 ‘지’를 의존 명사로 설명하며, 앞말과 띄어 쓰도록 안내합니다. 국립국어원 「어미와 의존 명사」
숫자가 없어도 띄어 씁니다
시간의 경과가 반드시 ‘사흘’, ‘한 달’처럼 구체적인 숫자로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만난 지 오래됐다.
도착한 지 얼마 안 됐다.
연락이 끊긴 지 꽤 됐다.
모두 어떤 시점 이후의 시간을 말하므로 ‘지’ 앞을 띄웁니다.
2. 사실이나 상태를 확인하는 ‘-는지’, ‘-ㄴ지’는 붙입니다
무엇을 했는지, 어떤 상태인지 등을 확인하는 표현에서는 ‘지’가 어미의 일부입니다. 이때는 붙여 씁니다.
- 신청서가 접수됐는지 확인해 주세요.
- 어떤 파일이 최신 버전인지 모르겠습니다.
- 설명이 충분한지 검토해 주세요.
- 어디에서 오류가 발생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국립국어원은 이러한 ‘-는지’를 의문이 있는 내용을 뒤의 사실이나 판단과 연결하는 어미로 설명합니다. 국립국어원 ‘지’의 쓰임 관련 답변
다음과 같은 형태를 문장째로 익혀 두면 편합니다.
| 잘못 쓴 표현 | 바른 표현 |
|---|---|
| 접수됐는 지 확인해 주세요. | 접수됐는지 확인해 주세요. |
| 충분한 지 모르겠습니다. | 충분한지 모르겠습니다. |
| 필요한 지 검토하겠습니다. | 필요한지 검토하겠습니다. |
| 가능한 지 알려 주세요. | 가능한지 알려 주세요. |
3. ‘시간에 관한 내용’이라고 모두 띄우지는 않습니다
다음 문장도 시간과 관련이 있지만 ‘지’를 붙입니다.
회의가 몇 시에 시작하는지 알려 주세요.
이 문장은 시작한 뒤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회의가 시작되는 시각을 묻습니다.
다음 두 문장을 나란히 비교해 보세요.
| 문장 | 확인할 내용 |
|---|---|
| 회의를 시작한 지 한 시간이 지났습니다. | 시작 이후 흐른 시간 |
| 회의가 언제 시작하는지 확인했습니다. | 회의가 시작되는 시각 |
| 파일을 받은 지 사흘이 됐습니다. | 받은 이후 흐른 시간 |
| 파일을 언제 받았는지 기억이 안 납니다. | 파일을 받은 시점 |
핵심은 ‘시간이라는 단어가 있는가’가 아니라 ‘지’ 자체가 경과한 시간을 나타내는가입니다.
4. ‘시작한 지 얼마나 됐는지’에는 두 가지가 함께 들어갑니다
다음 문장은 길어 보이지만 두 부분으로 나누면 쉽습니다.
운동을 시작한 지 얼마나 됐는지 알려 주세요.
‘시작한 지’는 띄웁니다
운동을 시작한 때부터 흐른 시간을 나타냅니다.
시작한 / 지
‘됐는지’는 붙입니다
그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하는 어미입니다.
됐는지
따라서 전체 문장은 다음과 같이 씁니다.
운동을 시작한 지 얼마나 됐는지 알려 주세요.
같은 원리로 다음 문장도 쓸 수 있습니다.
- 신청한 지 며칠이 지났는지 확인했습니다.
- 마지막으로 점검한 지 얼마나 됐는지 살펴보겠습니다.
한 문장에 ‘지’가 여러 번 나와도 각각의 역할에 따라 판단합니다.
5. ‘지’ 뒤에 붙는 조사도 확인하세요
시간의 경과를 나타내는 ‘지’ 뒤에는 ‘가’, ‘는’, ‘도’ 같은 조사가 붙을 수 있습니다. 조사는 ‘지’에 붙입니다.
- 이곳에 온 지가 벌써 일 년입니다.
- 마지막으로 만난 지도 오래됐습니다.
- 도착한 지는 얼마 안 됐습니다.
띄어쓰기 구조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온 / 지가
만난 / 지도
도착한 / 지는
따라서 ‘온 지 가’, ‘만난 지 도’처럼 조사 앞을 띄우지 않습니다.
6. 업무 메일에서는 경과 시간과 요청을 나누면 읽기 쉽습니다
다음 문장에는 띄어쓰기 오류와 여러 내용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자료를 보낸지 사흘이 지났는데 확인하셨는 지 몰라서 연락드립니다.
띄어쓰기를 고치면 다음과 같습니다.
자료를 보낸 지 사흘이 지났는데 확인하셨는지 몰라서 연락드립니다.
업무 메일에서는 문장을 나누고 요청을 직접 적을 수도 있습니다.
자료를 보낸 지 사흘이 지나 확인차 연락드립니다. 검토 여부와 회신 가능한 일정을 알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첫 문장은 연락한 배경을 설명하고, 두 번째 문장은 상대방이 답해야 할 내용을 제시합니다.
또 다른 예를 살펴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수정한지 오래돼서 어떤 내용이 바뀌었는 지 모르겠습니다.
수정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수정한 지 오래되어 변경 내용을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이전 버전과 비교해 어떤 부분이 바뀌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수정한 지’는 경과 시간이고, ‘바뀌었는지’는 확인할 내용입니다.
7. 띄어쓰기 연습
괄호 안에서 알맞은 표현을 골라 보세요.
- 신청서를 (제출한지 / 제출한 지) 이틀이 지났습니다.
- 신청서가 (접수됐는지 / 접수됐는 지) 확인해 주세요.
- 여기로 (이사한지 / 이사한 지) 오래됐습니다.
- 회의가 몇 시에 (시작하는지 / 시작하는 지) 알려 주세요.
- 설명이 (충분한지 / 충분한 지) 검토하겠습니다.
- 운동을 (시작한 지 / 시작한지) 얼마나 (됐는지 / 됐는 지) 궁금합니다.
- 마지막으로 (만난 지도 / 만난 지 도) 꽤 됐습니다.
정답과 이유
| 번호 | 정답 | 이유 |
|---|---|---|
| 1 | 제출한 지 | 제출 이후 흐른 시간을 나타냅니다. |
| 2 | 접수됐는지 | 접수 여부를 확인하는 표현입니다. |
| 3 | 이사한 지 | 구체적인 숫자가 없어도 경과 시간을 나타냅니다. |
| 4 | 시작하는지 | 시작 시각을 묻는 표현입니다. |
| 5 | 충분한지 | 설명의 상태를 확인하는 표현입니다. |
| 6 | 시작한 지 / 됐는지 | 앞은 경과 시간, 뒤는 확인하는 내용입니다. |
| 7 | 만난 지도 | ‘지’ 앞은 띄우고 조사 ‘도’는 붙입니다. |
정리: ‘지난 시간’과 ‘확인할 내용’을 구분하세요
다음 두 형태를 기준으로 기억하면 좋습니다.
- 시작한 지 한 달: 시작 이후 흐른 시간을 나타내므로 띄웁니다.
- 언제 시작했는지: 시작한 시점을 확인하는 표현이므로 붙입니다.
‘시작한 지 얼마나 됐는지’처럼 함께 쓰인 문장에서는 앞뒤를 나누어 보세요. 단어 모양을 외우는 것보다 문장에서 맡는 역할을 확인하는 편이 정확합니다.